일상과 리뷰/책 리뷰, 에세이

[책 리뷰] 건축으로 말하는 방법에 대하여

sity den 2020. 1. 30. 00:29

책 제목

건축으로 말하기, ARCHITECTURALLY SPEAKING / 유진 라스킨 저

 

책 소개

가치관이 충돌하고 산업과 과학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던 1950년대, 유진 라스킨은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건축의 개념을 제시했다. 그것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현대건축에서 벗어나 인간의 행동과 감정에서 건축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인문학적 시각이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오랜 시간, 건축은 그렇게 이야기를 담아서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새로운 건축물이 만들어지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이야기를 하나 더 갖게 된다. 건축을 읽지 못하고 이야기하지 못하면, 우리는 빈 껍질을 경험할 뿐이다. 감동 없는 건축이 의미를 잃고 마는 것은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낄 수 있다. 이제 건축을 느끼고 이야기해보자.


발췌

 

더 이상 구조물은 형태, 색감, 질감, 빛과 어둠같은 물리적 요소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것은 관찰자의 반응처럼 감정적 지각을 일으킬 수 있고 건축가의 의도를 표현할 수 있다. 우리는 항상

인류의 대표자로서 관찰자와 건축가의 입장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건축은 오직 인간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because architecture exists only for humans.

 

우리는 강아지가 판테온의 장엄함과 랑스 대성당의 고딕 장식 무늬를 보고 감동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백하게 우리가 건축의 객관성을 정의하려 할 때 다른 각도에서 인간의 주관성에 접근할 뿐이다.


 

특정 건물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자신이 작은 존재라고 느끼거나, 우쭐해하기도 하고, 보호받는 느낌이거나 권리를 가진 느낌이거나 정신적으로 고양된 느낌을 갖는다. 이런 모든 경우와 마음에 쉽게 와 닿는 그밖의 많은 것들에서 주목해야 할 거은 관찰자가 스스로에게 묻는 다음과 같은 의문이다. 

"이 건물은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난 이 건물에 어떤 존재인가?", "큰가? 작은가? 약한가? 강한가? 보호받는가? 노출되는가? 위협받는가? 멸시 당하는가? 만족을 주는가?"

 

건축에 의해 영향을 받고 생겨나는 관찰자의 기본적인 욕망과 두려움이 내가 말하는 '감동'이다.


책을 읽고

 

나는 실내건축디자인 전공이다. 아직 1학년이고.. 이 이상 할 필요 없겠지 등의 생각을 하며 학교 과제를 위한 공부 말고는 딱히 안하며 살아왔지만 최근에 내가 내 전공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드와 스케치업 등의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은 학원을 다녀도 할 수 있는 것들이고, 진짜 디자이너가 되려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컨셉을 정하고, 공간을 만드는 방법을 한 학년 내내 배웠다. 그러면서 느낀점은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에 있던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책을 통해 파악한 구체적인 지식의 몸체는 기억 속에 남지 않는 것 같아도, 그런 지식의 흔적과

그런 지식을 받아들여나가던 지향성 같은 것은 여전히 어딘가에 남고 또 쌓여서 결국 일종의 지혜가 된다고 믿으니까요

이동진, <밤은 책이다> 에서

 

굳이 글로 적어놔야 할까? 했지만 책을 읽는 것과 별개로 기록하지 않으면 점점 사라지는 느낌이다. 

어렸을 때 몇번이고 연거푸 읽었던 소설처럼 뇌리에 남아 머리 속에서 꺼내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많은 자극들 속에서 전문적인 단어들과 문장들을 기억한다는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한 번더 인상깊었던

문장들을 정리한다면, 자료로 남겨둔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살아가기 위해 기록하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