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리뷰/다녀온 곳들에 대한 단상

삼성 리움미술관 건축 탐방

sity den 2020. 7. 22. 02:04

2020년 7월 기준 리움 미술관은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 전시 투어만 가능한 상황인데요. 전시도 좋았지만 훌륭한 건축가들의 건물, 잘 가꾸어진 조경 자체가 멋진 추억으로 남았던 만큼 갈 수 없는 상황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그런 마음에 오늘은 작년 5월쯤 다녀왔던 삼성 리움미술관 건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간단하게 역사를 알아보자면 1965년 삼성문화재단 설립 이후 2004년 서울 한남동에 미술관 건물을 신축하면서 삼성미술관 Leeum을 개관했습니다. 21세기형 융합미술관을 지향한다고 합니다. 


 

핵심 가치

문화창조 (Culture Creation)

창의와 혁신, 실험적인 아이디어로 문화창조에 기여함

융합 (Convergence)

전통과 현대, 예술과 테크놀로지, 동서양 문화의 융합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 장르의 통합을 모색함

소통 (Communication)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며 한국과 국제사회의 문화 플랫폼이 되고자 함

 

출처: 리움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http://www.leeum.org/html/global/main.asp

 

삼성미술관 Leeum

 

www.leeum.org

 

 

< 큰 나무와 눈 / 2011  > 아니쉬 카푸어 (1954 - )

맨 처음 볼 수 있는 <큰 나무의 눈> 조형물은 세 건물들 중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릴케의 시집<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품입니다. 

삶, 죽음, 이승과 저승 등 풍성한 시적 이미지들을 담고 있습니다. 거울같은 수십 개의 스테인리스 스틸 공으로 이루어져 있는 거대한 규모의 조형물입니다. 


Museum 1 - Mario Botta

 

뮤지엄1

 

건축가 - Mario Botta
규모 - 지상 4층, 지하 3층

테라코타 벽돌은 전시품 가운데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의 도자기가 대지에서 왔음을 은유함 

 

Leeum은 크게 3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계적 건축가인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렘 쿨하스, 세 사람이 각각 맡았습니다. 뮤지엄 1을 설계한 마리오 보타는 흙과 불을 상징하는 테라코타 벽돌로 우리나라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Mario Botta "건축은 모든 예술의 모체입니다."

1943년 스위스에서 태어났으며 티치노 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적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살려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건축가입니다. 

 

 

"건축가의 의무는 반대 의견을 수용하면서 증언을 찾는 것이지요. 건축은 인류의 첫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생활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공간은 기계적이고 기능적인 것만으론 존재할 수 없지요."

- 마리오 보타의 인터뷰 中

 

 

 

 

간단하게 그려봤던 건물 주 재료인 벽돌 스케치입니다. 

 

 

타일과 빛이 만들어내는 색조의 부드러운 변화는 육중한 두 매스의 부담감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테라코타 벽돌은 MUSEUM 1의 전시품 가운데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의 도자기가 대지에서 왔음을 은유합니다.

 

 

뮤지엄 1의 내부

 

MUSEUM 1의 역원추형 매스는 '둥근 천창이 있는 원형 홀 공간(로툰다)'으로 지하의 로비에서 천창까지 뚫려 있습니다. 
원형 보이드(void) 공간은 관람자에게 로비로부터 그 위의 상부 층들까지 한눈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원형 보이드 공간을 따라 돌아가는 계단은 4개 층에 걸쳐 있는 전시 공간으로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 찍은 최상층에서 들어오는 빛과 간단하게 그려본 일러스트 입니다. 

 

로툰다 상부의 천창은 부드러운 빛을 관람객들이 모이는 지하의 로비까지 전달하여 자연스럽게 내부 공간을 하나로 묶어 주는 기능을 하며, 전시 공간 간에 열린 공간을 제공합니다.

일러스트로 선을 따고, 빛 부분만 밝은 색으로 채색했습니다. 빛이 들어오는 방식의 차이가 공간에 정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몸소 알았습니다. 


Museum 2 - Jean Nouvel

 

뮤지엄2

 

Museum 2

건축가 - Jean Nouvel
규모 - 지상 2층, 지하 3층

지상으로 올라온 상층부는 유리로 된 외벽과 다양한 크기의 직육면체 전시 박스(cube)를 주 요소로 삼고 있다. 

 

 

장 누벨

 

나는 건축 안에 예술을 넣고 도시 안에 건축을 넣는다."

1945년 생 프랑스 출신의 건축가 장 누벨은 건축계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계 전반에 걸쳐 국제적으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건물의 재료는 세계 최초로 시도된 부식 스테인리스 스틸입니다. 녹이 슬지 않도록 처리된 스테인레스 스틸을 녹슬게 해 사물을 역설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생성해내는 현대미술처럼 MUSEUM 2는 기존의 생각을 뛰어넘는 재료를 통해 건물 자체를 도시의 대지 위에 들어선 하나의 거대한 미술품으로 승화시켜 낸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사용된 철제는 매우 모호한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산화성 금속이 아니거든요. 이미 녹슨 금속도 아니고 부식되어 가는 금속도 아니지요. 윤이 나는 짙은 회색 돌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빛을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어두운 빛을 띠고 있습니다. 다양한 특질들을 한번에 보여 주는 소재, 존재하는 동시에 부재하는 듯한 소재입니다.

- 장 누벨 인터뷰 中

 

 

 

Museum 2 외부 나무 지하 벽면과 건물 사이의 공간

썬큰 가든 (sunken garden) : 상부로 열려있어 지상과 동일하게 빛이 들어 오는, 지면보다 낮은 정원으로 활용했습니다. 

또한 장 누벨은 사람들이 그 흔적을 보며 항상 지형을 인식하고 세월과 함께 서로가 그 연륜을 느낄 수 있도록 대지와 건축물과의 관계를 설정했습니다. 

 

 

 

Museum 2 내부에서 밖을 본 모습입니다. 바닥보다 조금 아래서부터 의도적으로 심어진 나무의 그림자가

벽에 비친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3.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

 

 

건축가 - Rem Koolhaas
대지면적 - 3,980㎡
연면적 - 13,254㎡
규모 - 지상 2층, 지하 3층

 

건축가 렘 쿨하스는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의 설계를 맡아 개별 건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동선을 제안하였습니다. 대지의 경계면을 따라 건물과 주차 공간의 유리 벽면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건축물입니다. 유연한 공간은 동선과 시점마다 서로 다른 공감각적 체험을 하게 합니다. 렘 쿨하스는 또한 뮤지엄 1,2로 이루어지는 삼성미술관 Leeum과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대지를 포용하고 조절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 문제에도 적극 참여했습니다.

 

 

 

램 쿨하스는 세 건축물이 어색함이 없이 하나의 유기체로 연계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자신의 건물에 필로티(pilotis, 건물 전체 또는 일부를 기둥으로 올렸을 때 만들어지는 공간 또는 그 기둥 부분) 개념을 채용했습니다.


리움은 건물과 내부, 조경 모두 뭐 하나 빠짐없이 정말 아름답고 인상적인 미술관이었습니다. 하루빨리 사태가 진정되어서 건강한 모습으로 재개관한 리움에 또 가보고 싶은 바람입니다. 

 


스페이스 아카이브는 공간에 관련된 공부와 일상. 생각들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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